-올해는 6·25전쟁이 휴전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갑종장교들이 맞는 6ㆍ7월은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6·25전쟁이시작될 때 갑종간부 후보생 1ㆍ2기생들은

   경기 시흥의 육군보병학교에서 교육훈련을 받던 중이었어요.

전쟁이 나자 이들은 훈련도,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전선에 투입돼 남침을 지연시키며 고귀한 피를 흘렸죠.

 1기생 387명 중 51명, 2기생 150명 중 16명이 초기 전투에서 전사했어요.

장교로서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스러져 갔던 것이죠.

1951년부터 시작된 휴전협정은 2년이 넘게 지루하게 진행됐어요.

휴전회담이 장기화되자 회담을 유리하게 이끌고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남북은 중동부 산악지역에서 치열한 고지쟁탈전을 벌였어요.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혈전이었죠.

이 혈전이 갑종장교의 몫이었어요.

그래서 휴전을 앞둔시기에 희생이컸어요.

전쟁이 발발한 6월, 정전됐던 7월은 우리 갑종장교들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죠.”
　
　-현재의 휴전선 확보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갑종장교의 용감한 정신력은 어디서 비롯됐습니까.

　“1기에서 49기까지 6·25전쟁에 참전했던 갑종장교들은

대부분 일제시대 때 초·중학교를 다녔던 세대였어요.

이들은 8·15광복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극심한 생활고로 생업 전선에 나가야 했어요.

보릿고개와 일본의 압제를 경험했던 이들은 나라 없는 설움을 절실히 체험한 세대죠.

따라서 조국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켜야만 하는 대상이었어요.

배고픔과 굴욕은 참을 수 있어도 나라없는 고통은 참을 수 없었던 것이죠.

오직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이 갑종장교단을 이끈 원천이었어요.”

　-갑종장교와 전우회는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국군 이 건군 된 이후 부대 증편에 따른 간부 보충과 정예화 계획에 따라

6개월 교육 후 장교로 임관하는 갑종간부후보생 과정이 1950년 1월 27일 육군보병학교에 신설됐어요.

이것을 시작으로 약 20년간 4만5400여 명의 갑종장교가 배출돼

6·25전쟁, 베트남전, 대간첩침투작전 시 혁혁한 공을 세웠어요.

갑종장교전우회는 71년 5월 현역 중심으로 창립됐다가 1년 뒤 해체된 후

91년 5월 오자복 전 국방부장관을 초대회장으로 재창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죠.

전국 230개 동기회와 16개 지회, 2개의 해외 지회가 있어요.”

　-전우회가역점을두고추진하는사업은.

　“지난 2010년 창설 60주년기념사업을 성공리에 마쳤어요.

지금은 그 후속으로 ‘갑종장교의 못다 한 이야기’라는 책자를 2014년 발간예정으로 준비하고 있고

‘갑종이여 영원하라’도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죠.

2004년부터 해온 호국영령추모제를 매년 개최해 고인들의

명예선양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으며 각종 안보강연, 자랑스러운 갑종장교상 시상,

불우회원 돕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전역 시 70%가 위관장교인 관계로 생활이 어려운 전우들이 많아

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기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후배장병에게당부하시고싶은것은.

　“전쟁은 인류에게 가장 잔인하고 참혹한 재앙입니다.

한반도 공산화를 막고 오늘의 자유를 누리게 된 것 은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죠.

흔들리는 땅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없듯이 안보가 흔들리면 평화도 행복도 있을 수 없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하려면 전 국민이 하나돼 굳건한 안보의식과 국력을 갖춰야 합니다.”

　글=이승복/사진=정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