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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월호에서 보내온 편지
작성자 김석인 등록일 2014-06-19 10:01 조회수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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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보내온 편지

 

                    대산  김석인

 

어머니

수학여행 간다고

지난 밤 한잠도 이루지 못하고

어머님 곁을 떠나던 날 아침

처음 타 본 제주도 행 세월호 속에서

갑자기 어머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머니

나를 위해 고생 하시는 어머님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집안일도 더욱 잘 하고

어머님 말씀에 순종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

배안은 어머님 품처럼

포근하고 안온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체가 흔들립니다.

또 방송이 나오고 있어요.

「움직이지 말고 가만 있으라 」고

몇번이나 되풀이 합니다.

 

어머니

배안에 배낭이며 물건들이

제 멋대로 뒹굴고 있습니다.

웅성거리며 아우성이 요란하내요.

서로 부등켜 앉고서

살려달라고

「하느님, 부처님, 신령님,」을 부르면서

어머님보다 더 가까이 계시는...

그 분들을 마구 불러댔습니다.

 

어머니

공포에 떨면서도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쳐 봐도

살려달라고 불러보아도

아무도 대답없는 칠흑속에서

널부러진 친구들 옥체속에서

위로 위로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님과 그 분들을 원망해 봅니다.

「야속하다고...」

 

어머니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라고 하여

그렇게 기다린 죄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신령님들

왜 대답이 없으신지요?

저 성난 맹골만 분노의 파도에

이제 갈기갈기 찢긴

내 영혼이나마 달래 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

너무나 억울하옵니다.

피어 보지도 못한 내 영혼의 꽃

하늘나라에서 피우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이런 통곡이, 이런 이별이 없도록

우리들은 가슴에 모든 걸 안고 떠나 갑니다.

 

어머니

이제 울지 마세요.

슬퍼 하지도 마세요.

우리는 억울하다는 말도 못하고 

조용이 떠나 가는데

왜 세상은 이렇게도 시끄럽고 말이 많은지요.

다시는 이런 비극, 참사가 없기를 바라면서

이제 대한민국을 위해 미래로 나가세요.

부디 우리를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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