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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재식(10기) 부회장, 국방일보 인터뷰 내용입니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06-13 09:43 조회수 2,042
첨부파일 10-유재식-인터뷰(130613).jpg(160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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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면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그는1등 훈장을 달고산다. 다른사람들은 훈장을 고이 간직한채 때때로 꺼내보며
회상에 젖고, 기념식 등 행사에 참석할 때 달기도 한다지만 그는 여태껏 훈장을 몸에
서 한 시도 떼어놓은 적이 없다. 잠잘 때도, 일어나 움직일 때도, 식사할 때도 항상 훈
장과 함께한다. 벌써 60년째다.

 

 그가말하는훈장은총탄이다. 그것도심장에 박힌 상태의 총탄이다.
 유재식(83·갑종10기) 육군 예비역 대령은 이러한 모습으로 60년간 기적의 삶을 살아왔다.
 “지금도생생히기억합니다. 1953년7월20일, 정전협정이 이뤄지기딱 일주일 전이었죠.

8사단 21연대 수색소대장으로서 화천에서 406고지를 놓고 중공군과 전투를 벌이다

고지위에서중공군과일대일로 마주쳐 거의 동시에 총을 쐈습니다. 적이 ‘악’ 소리를 내며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며
나도 총에 맞아 정신을 잃었고요. 부하들이 나를 둘러업고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시 내 입에선 피가 계속 솟구쳐 얼굴 전체가 피범벅이 됐고 속옷까지 온통 피에 젖었다고 합니다.”
 유 대령은 10시간쯤 지나 병상에서 깨어난 뒤 심장 바로 옆에 총탄이 박혔다는 것
을 알았다고 한다. 따발총 총탄이 왼팔에 맞아 들고 있던 총의 무게 때문에 왼쪽 어깨가부러졌다.

이후총탄은몸통으로비껴가 갈비뼈 10개 중 8개를 차례로 부러뜨리고,

9번째뼈에서튕겨올라와폐를뚫고 심장에 거의 닿은 채 멈췄다. 총탄이 조금만 더깊게박혔다면심장이터져즉사했을것이라고 한다.
 

병원에입원한사이전쟁이끝났다.

군병원에서는 두 차례나 총탄 제거 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의 의료수준으로 꺼낼 수 가없었다.

그런데통증도후유증도없었다.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더 이상의 군 생활은무리라며전역을종용받은것이다.

 대령은 이에 병원장을 계속 쫓아다니며 군에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결국 그의 소원은받아들여졌다.

이후유대령은 28년간 복무해 6사단에서연대장으로 명예롭게 전역했다.


 팔순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유 대령은
지금누구보다건강하다.매일오전4시30
분에일어나20리(8㎞) 길을 걷는다. 나라
를위해몸바친전우들의희생정신을기리
고 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에 앞장서려면
무엇보다 건강해야한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는 현재 6·25참전유공자회서울지부 부
회장, 육·해·공·해병대 영관장교연합회
감사, 갑종10기동기회회장직위를갖고
있다.
 얼마 전 현충일을 앞둔 5일에는 갑종 동
기생들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전우들
의 묘비도 찾았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
들에대해살아있는자로서의도리를다하
기위해서였다.현재생존한동기생들은40
여명.이가운데20여명이매월한번씩모
여 친목을 도모하며 사회와 나라에 기여할
일들을 찾는다.
 “아직도 6·25전쟁의 의미를 잘 모르는
이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죠. 그래도 우
리가 몸바쳐서 지킨 국가가 이렇게발전한
것은 보면 항상 기분이 좋습니다. 따라서
동기들이 모이면 크지 않더라도 나라를 위
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 열심히
이야기합니다. 군대의 근무환경과 시설이
예전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많이좋아졌
습니다. 환경이좋아진만큼장병들도나라
의 기둥이 됐으면 하는데, 다행히 우리 장
병들의나라위하는마음이우리때와변함
없이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죠.”
 열변을 토하는 유 대령의 팔순이라는 나
이가무색했다. 겉모습은나이들었지만마
음만은 아직도 열혈청년이다. 많은활동을
기대한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유대령
은 휘휘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제 나이도 있는데 더 뭘 원하겠습니
까.다만딱두가지작은 바람이 이뤄졌으
면 합니다. 하나는 전쟁 대비는 평화 시에
해야 한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알았으면 하
는것입니다. 전쟁즈음에준비한다는것은
그야말로 말이 안 되죠. 다른 하나는 살아
있는 한 나라에 누가 되지 않고이나라가
더발전하는데조금이라도도움이되고싶
다는 겁니다.”
 젊어서최일선안보현장에서나라를지
키고, 나이 들어서도 나라 발전에 기여할
방도를 찾는 한 노병의 작은 소망은 호국
보훈의달 6월을맞아 우리에게 호국영령
과 순국선열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이 보여
준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들에
게다시한번말하고싶다. “감사합니다.고
맙습니다.”
글·사진=이주형 기자 jataka@dema.mil.kr
? 편집=신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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