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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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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 복무기간 단축' 내세워 표얻으려 말라
작성자 박상회 등록일 2012-11-14 09:51 조회수 916

'軍 복무 기간 단축' 내세워 표 얻으려 말라

 

  •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전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입력 : 2012.11.11 22:26

    대선 때마다 등장 단골 공약, 입대 연령층·부모 향한 유혹
    현 기간 유지해도 정원 못 채워… 3개월 더 줄이면 심각한 상황
    이미 ROTC, 군의관 확보 비상… '軍 통수권자', 청년 마음 흔드나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전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선거공약이 있다. 군 복무 기간 단축이다. 1992년, 1997년, 2002년에 이어 이번에도 어김없이 어느 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했다. 복무 기간 단축 공약은 당장 군 입대 연령이 된 30만명 가까운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흔들 수 있다. 더 나아가 부모들의 공감도 얻을 수 있다.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18개월 군 복무' 선거공약에 따라 24개월의 복무 기간은 단축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10년 초 국방개혁선진화추진위원회가 발족되어 이 문제의 심각성을 검토하던 중 천안함이 피격되자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까지 이 문제를 검토하였다. 양쪽 위원회에서 심도 깊게 검토했던 의제 중 하나가 사병 복무 기간이었다. 양 위원회 모두 24개월 복무로의 환원을 건의했지만 최종적으로 21개월로 결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병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줄이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장교들이나 전역병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간단하다. 군(軍)은 1년 단위로 돌고 도는데 복무 기간이 너무 짧으면 모든 면에서 서툴다는 것이다. 훈련도 그렇고 작업도 그렇다. 무기체계는 점차 첨단화·고가화되어 가는데 조금 숙달되는가 싶으면 전역(轉役)한다.

    현재 64만명의 군 병력은 2020년이 되면 52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첨단화·과학화의 반대급부로 줄어드는 것만은 아니다. 입대할 인원이 없어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의 21개월 복무를 유지해도 2020년이 지나면 52만명의 병력을 채울 장정이 모자란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군에 입대할 인원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복무 기간을 3개월 더 줄이면 병력은 더 모자랄 수밖에 없다.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몇 년만 지나면 곧 나타날 현실이다.

    북한이 119만명의 병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7~10년의 복무 기간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한의 육군은 102만명이고 특수전 병력은 20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북한군 병사는 한국군 중·상사 이상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한국군은 육군의 경우 56만명에서 52만명으로 줄어들었고 다시 2020년이 되면 40만명 선으로 감소한다. 한국군이 아무리 첨단장비로 이를 상쇄한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숫자 면에서 많이 부족하고 숙련도 면에서는 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21개월을 유지해야 겨우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이다.

    사병 복무 기간 단축은 엉뚱한 데로 불길이 옮아붙었다. "ROTC 지원율이 급감했다." "전문의조차 군의관 대신 사병으로 가려고 한다." "공중보건의를 보낼 자원이 없어졌다." 이런 말들은 군이 아니라 시중에서, 대학에서, 병원에서 떠돌고 있는 것이다. 짧은 사병 복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장교의 복무 기간보다 자신의 미래에 이롭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에 있는 대학교들은 ROTC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고, 군은 학사장교·군의관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질 있고 능력 있는 장교 후보생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

    이스라엘은 남자 36개월, 여자 21개월의 군 의무복무를 한다. 주변국으로부터 아무런 위협이 없을 것 같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도 24개월 복무를 한다. 한국도 통일이 되면 18개월이 아니라 12개월 복무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의 안보 환경으로는 안 된다. 묵묵히 제도에 순응하면서 국가를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지 말라.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복무 기간 단축을 내세워 표를 얻어서야 어떻게 국군 통수권자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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