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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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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은망덕(背恩忘德)의 극치(極致)
작성자 정재성(224기) 등록일 2022-09-20 19:16 조회수 519

아래의 글은 퍼온 것으로
224기 정재성님의 글임을 밝혀 둡니다.(행정실장 김용준)



배은망덕(背恩忘德)의 극치(極致)

정부의 지원금과 국민의 시청료납부로 운영되고 있는 소위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얼마 전 생뚱맞게도 추적월남전 학살이라는 프로를 방영하여 
전국의 월남전참전 노병들을 분기탱천케 하여 드디어 
2022년 8월 18일 여의도 KBS 본사 앞에 3만 여 명의 참전노병들이 
노도와 같이 모여들어 끓어오르는 분기를 포효하였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해외파병인 월남전 참전의 당위성이나 그에 따른 국가의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이미 오래전에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기록되어 역사적 사료로 남아있다.

1960년대 중반 월남전이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을 때 미국이 전투병력 증파를 위하여 
당시 한국에 주둔 중이었던 미 2사단과 7사단 병력일부를 월남 전투 현장으로 투입하려고 하자 
박정희 대통령이 이를 막고자 고육지책으로 한국군의 월남파병을 결정하게된 것이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열악했던 군 장비 현대화와 더불어 막대한 외화를 가득하게 되어 
찢어지게 가난했던 보리 고개를 넘을 수 있었고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기간산업 확충에 주춧돌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파병당시 강보에 싸였었거나 아니면 아직 태여 나지도 않았었을 소수의 철부지들이 
어느 전투현장에서나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민간인 피해경우를 침소봉대하여 
마치 자국의 국군장병들이 월남민간인들을 악의적으로 양민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처럼 매도하며 날뛰고 있으며 
나아가 그에 부화뇌동하여 국가의 공영방송까지 나서서 맞장구를 쳐대니 
이야말로 우리 참전 노병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이고 명예훼손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당시 자유월남공화국은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북 월맹과 대치하고 있었지만 
전후방이 분명하지 않은 게릴라전 상태이었다. 
따라서 적(베트콩)과 식별이 불가하여 민간인들의 피해는 어쩌면 필연이었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첨부된 당시 미군의 고엽제 작전명 ‘Agent Orange’의 월남지역 내에서의 살포 분포도를 보면 
당시 자유월남의 수도 사이공(Saigon) 주변에 가장 많은 량의 고엽제가 살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게릴라전이 얼마나 극성을 부렸는지를 증명하는 실증적 증거인 것이다.

당시 초대 주월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장군의 지휘명령 명령 
즉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양민을 보호하라”에 따라 
작전 중 민간인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국군들은 식료품과 의료지원으로 주민들 보호에 최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마을 주민들 중 베트콩에 포섭된 첩자들의 밀고에 의하여 
친절하고 자비로운 대민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군에게 참혹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러한 황당한 상황 하에서 해당 지휘관의 심정이 어떠했을 것이며 
생떼 같은 동료의 참혹한 죽음을 목도하는 동료 전우의 순간적 심리상태를 가늠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필자가 오랜 기간 동안 지근에서 모셨던 (고)채명신 사령관께서 공사석에서 역설하셨던 말씀을 한두 가지 회고하고자한다.
채 장군께서는 
전 주월 미군사령관이었던 웨스트 모어랜드 (Westmoreland) 대장과의 작전회의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합니다.
“웨스티 장군께서는 주 월 미군의 작전개념을 Search and Destroy( 수색 섬멸) 로 정하셨는데 
밤낮 없이 땅굴 속에 숨어있는 적들을 어떻게 수색하여 섬멸하시겠다는 얘기입니까?” 라고 물으셨답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합당한 답을 못 들으셨다고 하며 
미국이 아무리 B-52폭격기를 동원하여 폭격을 반복해도 터널작전(Tunneling Tactics)을 지속하는 적을 섬멸하는 것은 불가할 것이라고 강조하셨답니다.

베트콩들의 그러한 전술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국군은 
베트콩을 물고기로 또 주민을 물로 간주하고 
이 두 사이를 격리시키는 작전( Separation Tactics between Fish and Water)에 모든 역량을 기우릴 뿐 아니라 
중대전술기지(Company Tactical Base)를 구축 운용하여 
민간인과 베트콩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고 설명하여 웨스티 사령관으로부터 큰 찬사와 격려를 받았다고 합니다.
월남전 당시 한국군의 효과적인 전술(Tactics)에 대한 세계 언론들이 앞을 다투며 보도한바있다. 
참고로 그중 한경우를 이에 원문과 함께 소개 하고자한다.

If the Korean forces had taken charge of South Vietnam or the U.S. forces had drawn a lesson from "Go Boi", the Vietnam war would already have been won. When one takes a ride in a car for 96 kilometers in the pitch-dark night, there is not a sign of rifle shooting or ambush attack. None but the Korean soldiers could do so anywhere in South Vietnam.
-The London Times-
(만약 한국군이 전체 월남전을 수행했거나 미군이 한국군이 수행한 “고보이 작전”으로부터 교훈을 체득했더라면 
아마도 월남전은 벌써 승전으로 끝났을 것이다. 
자동차로 칠흙 같은 야간에 96km를 질주해도 단 한방의 소총소리도 못 들었으며 
매복공격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월남전지역에서 그렇게 할 자는 오직 한국군이외는 아무도 없다. -런던타임즈-)

채명신 사령관께서 생전에 필자에게 말씀하셨던 일화가 하나 있다. 
그것은 당시 월남의 게릴라작전 상황 하에서는 각 마을마다의 나이 많은 촌장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대민지원중 이들을 통한 적정(敵情) 을 파악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했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실례로 특히 연로한 촌장들이 한국의 인삼을 무척 선호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본국 한국인삼공사에 요청하여 홍삼급인 천삼(天參)의 공급을 공수해 와서 
촌장들에게 선물하며 우리 군이 필요로 하는 제반 정보를 획득하였다고 하셨습니다.

이토록 사령관으로부터 병사들까지 양민보호와 대민작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한 325,000명의 월남파병 국군장병들을 
단지 극소수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을 바탕으로 양민학살자로 매도하는 것이 감히 동족으로서의 옳은 행실인가? 
이는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포기한 자살골로 비유될 뿐이다.

필자는 이미 고인이 되신 한 재벌 그릅 총수가 생전에 자주 말씀하셨다는 질문 “임자 해봤어?” 를 인용해본다. 
우리 월남참전 노병들을 양민 학살자로 매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철부지 그대들은 
총칼로 무장하고 실전에 임해본 적이 있는가? 
칠 흙 같은 야간 조명탄 하에서 하물며 진내포격이 난무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백병전을 치러 봤는가? 
도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깔려있기에 부모세대인 수십만 자국의 참전노병들을 이토록 처참하게 물어뜯으려 하는가? 
오호통제가 아닐 수 없다.

자고로 역사는 한 치의 왜곡 없이 그 실체가 보존되어야 하고 대대로 넘겨져 미래를 위한 자양분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100년도 안 되는 현실에서 
정권이 바뀔 적마다 특정 역사기록에 덧칠이 가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 
집권정당의 이념에 관계없이 역사는 그 자체대로 가감 없이 고이고이 간직 보존 되어야한다.

우리 노병들은 약관의 나이에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인의 신분으로 목숨을 담보로 
상하(常夏)의 나라 월남 땅으로 파병되었으며, 혁혁한 전공을 세울 때마다 국가와 국민들은 열렬히 치하하고 환영했다.
하물며 모든 극장에서는 월남전 뉴스를 우선적으로 상영했고, 
특히 KBS는 월남전 소식으로 그들의 프로그램을 채웠으며 참전 장병들의 소식을 매일같이 방방곡곡으로 날려 보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 용맹스러웠던 파월용사들에게 양민학살자라는 명찰을 달아주려 하지 않는가? 
이거야 말로 상전벽해이고 배신의 극치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생각을 달리하는 부류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국가는 스스로 나서서 정책으로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지키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초지일관 중심을 잡으며 책임 있게 대처하여야 한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이런저런 특별법을 제정하여 특정부류 국민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했다는 명분으로 
다양한 보상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월남참전 노병들은 특별법까지 만들어 보듬어 달라고 몽리를 부리거나 칭얼대지도 않았다. 
 그러나 반세기전 조국이 어려울때 목숨을 담보로 실전에 참전했던 국가적 영웅들을 
이제 와서 공영방송까지 나서서 학살자로 매도하려하니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참전 노병들은 
그저 허탈하고 실로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다.

필자 머리에 스치는 한 드라마의 대사가 있다.
“We gave them our minds, our bodies and our spirit. 
But they chewed us up and spit us out.
(우리는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바쳤지만 단물만 빨고 뱉어버렸다)”
이 대사야말로 지금 우리 참전노병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 같아 감히 인용해 본다.

바라 건데 이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하루속히 중심을 잡고 단호한 정책으로 
한 시대의 역사적 당위성을 계승하여 월남참전 영웅들의 노여움을 풀어주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2022. 9. 11
정재성
(전 초대 주 월 한국군사령관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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